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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증 치매 노인 돌볼 시설 확충해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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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2-11 17:25: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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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고령의 노인이 치매에 걸린 아내를 살해하는 가슴 아픈 사건이 일어났다. 과연 치매가 살인을 저지르게 할 정도로 가족에게는 공포의 질병일까. 예방할 수는 없었을까. 그동안 우리나라 복지 수준이 크게 향상되었는데도 이런 '간병(看病) 살인'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치매는 인지 능력에 장애를 일으키는 질환으로 우리나라 치매 인구는 전체 인구의 10%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보건사회연구원의 노인 생활 실태 조사에 따르면 인지 능력 저하를 보인 노인이 전체의 28.5%가량으로 나타났다. 그만큼 경증 치매인 '치매 예비군'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는 지난 2008년 7월부터 노인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전체 65세 이상 노인 540만여명 중 치매·중풍 환자는 54만명으로 추정된다. 건강보험공단에서 치매로 인정받아도 우리의 전통적인 관습상 남편이나 아내, 부모를 요양 시설에 맡기자니 "효심이 부족하다"는 등 남들 눈치를 봐야 해 집에서 돌보는 경우가 많다. 장기요양보험 제도를 알고 있지만 신청하지 않는 경우도 많다. 더욱이 간헐적으로 치매 증상을 보이는 사람은 신청해도 보험 대상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 간병 인력을 갖춘 요양 시설에서 서비스를 받는 경우는 고작 10만여명이고, 가정에서 하루 서너 시간씩 돌봄 서비스를 받는 경증(輕症) 치매 환자는 19만여명이다. 치매·중풍 환자를 요양 시설에 맡긴 경우는 다섯 중 하나에 불과하다. 이런 상황에서 치매 환자를 둔 가정의 어려움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앞으로 인구 고령화가 심해지면 고령 노인이 더욱 늘어날 것이고, 이에 따라 치매 노인도 증가할 것이다. 우리보다 고령화 속도가 빠른 일본은 '간병 살인'이나 어렵게 간병을 받으며 살기보다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간병 자살'이 많아지고 있다. 우리도 이런 사건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몇 가지 방안을 제언해 본다. 우선, 치매 당사자뿐 아니라 가족도 현행 노인요양보험 제도를 적절하게 이용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치매를 가족 간 비밀로 쉬쉬하고, 돌봄의 고통을 혼자서만 감당하려고 하면 결국 이처럼 끔찍한 일들이 일어나게 된다.
정부도 노인장기요양보험 재정만으로 모든 치매 노인에게 혜택을 주기 어렵다면 현재 가입자 1인당 월평균 5069원 정도인 장기요양보험료를 더 올려서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혜택을 주어야 한다. 초기 경증 치매 환자를 보호하기 위한 예산도 더 확충해 가족 부담을 덜어주어야 한다. 이를 위해선 지방자치단체마다 경증 치매 노인을 돌봐줄 수 있는 전문 시설 확충이 시급하다. 보건소에 치매 전문 간호사를 배치하고, 복지 현장에 치매를 전담하는 사회복지사도 배치해야 한다.
치매 노인을 전문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는 인프라도 신설·확충해야 한다. 일본에서는 가족이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에 소규모 그룹홈을 만들고 있다. 다양하게 특화된 인지 기능 재활 프로그램을 갖춘 낮 시간 치매 환자 보호센터도 많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이런 낮 시간 보호 시설이 전국에 1300여곳밖에 안 된다. 이런 시설은 일정 규모 이상의 공간을 확보해야 하고 사회복지사·간호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 등 인력을 갖춰야 제 기능을 발휘할 수 있다. 정부가 재정을 이유로 노인 요양 시설 설립처럼 개인 사업자들에게 떠넘기는 방식으로 낮 시간 보호 시설을 확충하려 해선 안 된다. 정부가 나서서 공공시설을 확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가정에서 치매 노인을 돌보는 가족에게 휴식을 줄 수 있도록 치매 요양 휴가 제도를 포함하는 '치매 노인 가족수발자 지원법'(가칭) 신설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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